지난해 우리나라의 부품ㆍ소재 수입단가지수가 3.7% 상승했다. 올 들어선 부품ㆍ소재 가격이 더욱 빠르게 상승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1일 지식경제부의 부품ㆍ소재통계 종합정보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가지 주요 부품ㆍ소재의 수입단가지수는 전년비 3.7% 오른 117.6을 기록했다. 2009년 부품ㆍ소재 수입단가 상승률은 -5.0%를 기록했지만 작년 ‘플러스(+)’로 돌아섰다. 세계 금융위기 회복세에 따라 주요 소재와 부품의 수입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품보다 소재 가격이 문제였다. 지난해 부품의 수입단가 상승률은 전년비 0.6%로 미미한 수준에 그친 반면 소재 수입단가는 8.8% 급등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주요 원자재의 가격 상승이 소재 부문 수입단가 오름세로 이어졌다. 실제 작년 1~6월 110~115 선 머물렀지만 수입단가지수는 7월 이후 120 선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연평균 수입단가 상승률은 3%대 수준이지만 지난 12월만 따졌을 때 13.6%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작년 평균 화학물과 화학제품(27.3%), 비금속광물(16.1%), 고무와 플라스틱(13.0%) 등 소재의 수입단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석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고스란히 수입단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부품ㆍ소재의 단가는 더 많이 올랐다. 작년 1~12월 평균 12대 주요 부품ㆍ소재의 수입단가 상승률은 13.8%로 집계됐다. 부품ㆍ소재 분야 교역 조건은 좋은 편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770억달러를 웃도는 큰 폭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흑자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작년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78달러 선이었지만 지금은 100~11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광물 등 다른 주요 원자재 가격도 수십 퍼센트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금년 들어 더 심해졌다. 올해 부품ㆍ소재 분야 수입단가 상승폭은 지난해 수준을 크게 뛰어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ㆍ소재 수입단가지수란=수입 금액을 수입 수량으로 나눈 수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올라갔다는 것은 같은 수량의 부품ㆍ소재를 수입하는데 더 높은 값을 치렀다는 의미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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