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스펙보다 인성과 태도, 스토리를 중시하는 ‘열린 채용문화’가 중견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학력이나 능력보다는 자신만의 경험이나 창의성을 가진 인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견기업들도 잇따라 상반기 사원공채에서 ‘열린 채용’을 내세우고 있다. 출신대학을 따지지 않는 것은 물론 학점이나 영어점수는 예년에 비해 요구수준이 크게 낮아졌다. 전형시 주요 고려사항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100여명 공채에서 나이는 물론 학력, 전공 제한을 없앴다. 채용 절차도 입사지원서 접수-서류심사-직무역량 평가-인ㆍ적성 검사-실무면접-실장 및 임원면접 순으로, 인성과 면접전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홈인테리어기업 한샘도 상반기 50명을 채용하면서 디자인 등 일부 특수직군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역량 중심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전공, 학점, 외국어점수 보다는 개인별 자질이나 특기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면접을 2차례 강화했다.
교원그룹도 영업관리, 기획, 인사, 마케팅 등 각 부문별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열정 위주로 뽑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형화된 스펙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열린 채용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열린 채용 분위기는 2009년 3월부터 연령차별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고용시 나이에 따른 차별이 사라지면서부터. 실제 공무원은 물론 사기업에서도 30대 중후반의 신입사원 입사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학창시절 기본 공부는 물론 교내외 활동, 다양한 경험, 인성 함양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일군 사례도 나오는 마당”이라며 “기업들이 특기와 적성, 열정에 따라 인재를 분류하고 교육하는 시스템만 갖추면 연령, 학력, 자격증 등 각종 스펙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75.1%가 열린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54.1%는 열린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