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가 담철곤(56) 회장을 이르면 이번주에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조경민(53) 전략담당 사장을 기소하면서 담 회장 등 사주 일가를 비자금 목적지로 지목한데다 그동안 “5월 중 수사를 마무리 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해 온 만큼 시기적으로도 이번주 소환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일단 ‘현재로선 확정된 소환 계획이 없다’는 것이 검찰의 공식 입장이지만 검찰 안팎에선 소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소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환해야하지 않겠나”라며 “(이번주 소환)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조 사장을 비자금 혐의 등으로 기소한 뒤 돈의 목적지로 담 회장과 부인 이화경(55) 사장을 지목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사장은 임원 급여를 가장해 38억여원을 횡령한 뒤 지속적으로 담 회장 등에 건넸다. 또한 회삿돈으로 리스한 고급 외제차를 담 회장을 비롯한 사주 일가의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위장계열사의 차명지분 역시 담 회장 등의 소유로 검찰은 파악했다.
또한 처음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게 된 계기인 서미갤러리를 통한 40억원대의 비자금 돈세탁의 목적이 이 사장에게 건네기 위한 것이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명시했다.
이처럼 공소장에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사주 일가의 이름이 자주 언급돼 있는 만큼 검찰이 담 회장 부부와 관련해 상당 부분 혐의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그룹 수뇌부가 100억원이 넘는 비자금 조성 과정을 몰랐을 리 없을뿐더러 최소한 공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검찰 수사에 대응해 오리온 측은 임채진 전 검찰총장 등으로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동생인 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김우영 기자@kwy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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