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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을 져서라도 갚고싶은데 빈자리값까지 내라는건…”
리비아탈출 근로자들 항공료 납부거부 속사연
통상요금의 3배는 부당

정부 “체납 길면 소송고려”


리비아 사태로 건설사 직원들이 탈출한 지도 90일째가 됐지만 아직도 80여명의 근로자들은 탈출편 항공기 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체납된 금액만도 1억5000여만원.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가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들은 왜 항공료 납부를 거부하고 있을까.

24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리비아 탈출 근로자 고윤대(53ㆍ현 ANC 항공료 대책위 대표·사진) 씨는 “항공료가 적정하다면 빚을 져서라도 갚고 싶다”면서도 “빈 좌석값까지 근로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납부를 거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5~26일 사이, 리비아에서 교민들의 탈출을 지원한 비행기는 두 대. 이 중 한 대는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트리폴리~카이로 구간의 이집트항공 전세기이며 또 다른 한 대는 국토해양부와 대한항공이 마련한 트리폴리~로마~서울 구간의 전세기다.

고 씨는 이와 관련해 “트리폴리~카이로 간 항공기를 타기 전, 주리비아 영사로부터 일인당 520달러(57만1480원) 정도를 부담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일인당 753.77달러(82만8393원)를 부담하라고 말이 바뀌었다”며 “처음 약속한 520달러는 빚을 져서라도 낼 수 있지만 753.77달러는 과한 요구라 생각해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트리폴리~카이로 구간의 이집트 항공기를 총 13만5000달러에 전세냈으며, 여기에 약 240명의 근로자가 탑승할 것으로 생각해 일인당 520달러 정도를 제시했으나 196명만 탑승하자 빈 좌석 40여개 분의 금액을 추가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근로자들이 항의서한을 보내자 외교부 측은 “당초 탑승을 희망한 분들 중 일부가 탑승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개인별 금액이 상승하게 된 점을 이해해 달라”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트리폴리~카이로 구간 이집트항공의 통상적인 가격은 편도는 250달러 정도다. 520달러만 해도 급박한 상황이라 생각해 이해할 수 있었지만 통상 요금에 3배나 되는 돈을, 그것도 빈 좌석 부담금까지 합쳐서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의 전세기에 관해서도 그는 “통상적으로 에미레이트항공사에서는 트리폴리 출발 기준 편도요금이 약 150만원(1400디나)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 전세기 가격은 237만6185원이나 돼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와 국토해양부는 이와 관련해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전세기값을 모두 부담시킬 수밖에 없다”며 “체납이 길어지면 소송까지도 고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현ㆍ손미정 기자/mad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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