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 불법부실 대출 의혹이 신삼길(53.구속기소) 명예회장의 개인 비리를 넘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커지는 가운데 검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은행 대주주 이철수(52) 씨 검거에 애를 먹고 있다.
이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검찰은 이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검거조를 편성해 그를 쫓고 있다.
구속영장 발부 초기만 해도 어렵지 않게 검거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던 검찰은 한달 가까이 별다른 성과가 없자 초조한 모습이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는 잠적한 이씨가 숨어 있다는 한 사찰에 최근 수사관을 급파했으나 허탕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평소 행적과 제보,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이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명동 사채업계의 큰 손으로 군림하며 코스닥 업체를 인수해 짧은 시간 큰 수익을 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자살 사건을 불러온 코스닥 기업 씨모텍 상장폐지 사건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또한 보해저축은행 비리에도 연루돼 광주지검의 추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의혹에 비해 그에 이씨의 존재는 베일에 싸여 있다. 언론을 통해 그가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이마저도 확실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이성민’ 등 여러 가명을 사용해 정체 파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인을 통해 자진 출석하도록 계속 설득하는 한편, 빠른 시일 내에 검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씨가 없어도 삼화저축은행 의혹을 밝히는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