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잊어선 안 될 슬픈 위안부의 역사. 일제의 만행과 당시 여성들이 당했던 인권 유린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 ‘위안부 박물관’이 세워진다. 부지와 모금 문제, 또한 일부 보수단체의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어왔던 위안부 박물관이 오는 12월14일 위안부 할머니 정기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지난 1992년 이후 20여년동안 이어온 수요 집회의 역사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더 나아가 전쟁 시 여성 인권 유린 문제를 다루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의 건립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정대협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자리 할 박물관은 지하1층~지상2층 규모이며 상설ㆍ기획 전시실, 자료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기존 계획으로는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내부에 자리 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단체의 반발 및 내부 이견 등으로 무산돼 결국 성산동에 둥지를 틀게 됐다. 오는 7월까지 건물 매입을 마무리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12월 개관까지 박물관을 꾸려갈 계획이다.
위안부 박물관은 전액 민간의 기부금을 통해 지어지게 된다. 정대협은 지난 2003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1만인 건립위원 모집 캠페인과 포털사이트 기부 프로그램 등 온ㆍ오프라인에서 모금활동을 벌여왔으며 6월 현재 총 모금액은 17억원에 달한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서울시와 정부의 재정 지원은 단 한푼도 없다고 정대협은 밝혔다.
김동희 전쟁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십시일반으로 건립 기금을 모았다. 매달 용돈을 보내온 학생들, 퇴직금의 절반을 기부한 교사, 전국 수녀님들과 여성 노동자들의 기금,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1000만원을 기부한 할머니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덕분에 지난 2009년 3월부터 박물관 건립을 계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대협은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우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평화비는 지난 20여년간 매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해온 수요집회의 역사를 기리기 위한 것으로 올해 초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며 조각가 김서경 김윤경 부부가 비석 제작을 담당할 예정이다. 제작 비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집회 참여자들로부터 1인당 1000원이상씩 모금해 현재 450만원 정도 모아진 상태다. 지난 10일부터 다음 아고라에서도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일본 대사관 앞에 건립하고자 추진 중이다. 대사관 측의 이의 제기가 예상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없다. 종로구청에서도 도와주겠다고 나선 상태다. 기념비 시안은 늦어도 7월 초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morningfr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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