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찾아가는 서비스
AK플라자 틈새시장 전략
찜통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는 양 손 가득 쇼핑백을 든 주민들이 흐르는 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지 한쪽에 마련된 텐트 사이를 오가느라 분주했다. 커다란 천막 6개동 안에는 티셔츠나 핸드백 등의 제품들이 품목별로 나뉘어 간이판매대에 즐비했다.
아파트 주민로 보이는 주부들은 삼삼오오 간이판매대가 차려진 천막으로 몰려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파트 한쪽에 차려진 천막의 정체는 구로동에 위치한 AK플라자의 ‘찾아가는 백화점’. AK플라자 구로본점에서 주 타깃층인 인근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직접 찾아와 판매대를 펼쳐놓고 백화점을 ‘배달한’ 것이다.
AK플라자가 출장판매로 ‘백화점 배달’까지 나선 것은 틈새시장을 노린 중소백화점의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이른바 백화점 빅3의 위용이 철옹성 같은 유통시장에서 중소백화점이 선택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AK플라자는 지역밀착형 백화점이란 특색을 살려 출장판매에 나섰다. 지역주민과의 유대감 강화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AK플라자는 지역 사회가 부르는 곳이라면 병원부터 구청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 나선다. 병원에서 출장판매를 할 경우 식품이나 저렴한 가격의 선물용품 위주로 간이판매대를 차리고, 대형박람회에 참여한 경우는 가방 등 잡화를 강화하는 등 품목도 장소와 행사 성격에 맞게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해 배추값이 급등해 ‘배추파동’이 일어났을 때엔 구로구청과 손잡고 배추를 저렴한 가격에 대량 공급하는 출장판매를 진행했다. 당시 준비한 물량이 하루 만에 동나는 등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AK플라자 구로본점의 경우 매달 1회가량 출장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 등 다른 지역의 점포들도 연 2~3회씩 아파트나 병원 등을 무대로 대대적인 출장판매를 벌인다.
물론 출장 판매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중 일부는 불우이웃이나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회환원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예전에는 출장판매를 불황타개 전략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역 대민 서비스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제품도 ‘행사 상품’ 등 특가 상품으로 구성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찾아가는 백화점 행사를 마치고 간이판매대를 철수하는 순간까지도 지역주민과 스킨십하며 소통하는 서비스 정신을 잊지 않고 있다”며 “찾아가는 백화점이 지역주민을 위한 장터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