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삼성의 ‘시계’가 하반기로 향했다.
삼성테크윈 비리 적발과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 감사 강화와 별도로 하반기 이후 신성장동력 창출 이슈에 대한 집중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 서초 본사에서 이뤄진 22일 삼성사장단회의에서는 ‘국내외 주요 경제현안 진단과 하반기 전망’ 토론이 진행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사장은 이날 강연을 하면서 “외부환경에 따른 (신성장 등 각종 사업에 대한)진퇴가 가능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둔화, 특히 국내 금융ㆍ물가 불안과 관련한 융통성있는 경영 전략을 시사한 것이다.
정 사장은 이날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4.6%, 물가성장률은 3.9%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회복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물가불안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고,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 미래 준비와 유연성 확보 ▷성공적 사업 강화 및 미래유망사업 광범위한 탐색 ▷내부 결속력 강화 ▷깨끗한 조직문화와 일체감, 자긍심 ▷조직 관료화, 비대화 경계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사장은 특히 주요 경제현안을 진단하면서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낮으며, 유럽 재정 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높지 않고, 국내 금융 불안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 간헐적인 위기가 있을 수 있어 경기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같은 하반기 전망에 따라 삼성은 신성장 동력 창출 지속에 방점을 찍으면서 신성장 사업 진퇴와 관련한 융통성있는 시스템을 점검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전날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실적과 관련해서 “상반기는 (실적이)조금 떨어질 것 같다. 하반기는 계획대로 갈 것 같다”며 긍정론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삼성에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감사팀장이 잇따라 교체되면서 본격적인 감사 및 인적쇄신의 진통을 겪고 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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