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15일 발생한 정전사태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직접적으로 사퇴의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최 장관은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전에 총리 주재로 열린 정전사태와 관련된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와 재발방지대책, 피해보상대책 등을 발표했다.
최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순환정전 조치로 인해서 9월 15일 오후 평온한 일상 생활을 보내시던 국민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갑자기 멈춰선 엘리베이터로 놀란 국민여러분, 식당이나 상업이나 생업에 종사하다가 냉동식품이 상해서 손해를 보신 국민여러분, 양식장 정전으로 애써 기르고 있던 물고기가 폐사해서 병원에서 수술이 중단돼 고통을 겪은 국민 여러분, 신호등이 꺼져서 퇴근길에 교통혼잡을 겪은 여러분, 은행 ATM기가 멈춰서 헛걸음을 하신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정전사태의 원인과 관련해 17일 지식경제부 1차 조사결과를 설명하면서 “이상기온에 따른 단기간의 전력수요 급증, 예비전력율 관리의 미흡 그리고 전력공급 관련기관의 적절한 대응 부재 등에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상고온으로 전력수요가 당초 예상한 6400만kW보다 많은 6726만kW (326만kW 초과)를 기록했으며 정전사태 발생당시 전력예비율이 정확히 계상되지 못하여 실제 예비력에 편차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당시 공급능력을 7071만kW으로 판단하였으나 실제 6752만kW로서 약 319만kW 편차가 발생하였으며 정전사고당시 실제 예비력은 24만kW로 추정됐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이어 “9월 15일 오전 10시 양수 발전기가 가동된 시점에서 자율절전 전압조정 등 12시경에만 지식경제부에 통보되더라도 대형 건물에 냉방기를 끔으로써 국민여러분에 도움을 요청해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최 장관은 특히 지경부 1차 조사 결과에 대해 “공급 능력의 허수 계상이 있었다. 허위보고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발전기가 처음 예열 상태를 거쳐서 발전기를 거치려면 5시간 예열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력거래소에서 예열 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공급 능력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질의응답이 끝난 뒤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주무장관으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재발방지 조치,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장관은 사의표명이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