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감기기운에도 오전부터 구로구를 찾았다. 나경원 후보, 홍준표 대표와 함께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지원의 포문을 열었다.
오후에는 한 극세사 생산업체와 모 카메라 제조업체 등 구로동 소재 7곳을 쉬지 않고 돌며 바닥민심을 청취하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박 전 대표가 첫 유세 지역으로 구로를 택한 것은 향후 지원 과정에서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곳을 중심으로 효율성있게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곳에 디지털산업단지가 위치해 불어닥칠 수 있는 ‘안철수 바람’을 사전에 차단, 표심을 선제공략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나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친박(친박근혜)계 이성헌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현 정부 들어서 처음 지원유세에 나선 박 전 대표는 ‘평소에 꾸준히 신뢰를 쌓아나갈 때 어떤 선거든 지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며 “한나라당 변화에 대한 노력을 진정성을 갖고 알린다는 기본 틀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향후 이날처럼 대규모 유세보다는 ‘조용한 스킨십’으로 유권자들과 접촉하며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제시하는 방식을 전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패배시 타격이 크기 때문에 아직은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명확한 방침은 정하진 않았지만, 선거 막판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울 지원에 많은 힘을 쏟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한편 박 후보의 지원여부로 관심이 모아지는 안 원장은 이날 평소 일정대로 자신의 대학원 연구실로 출근했다. 그러나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이 필요할 경우 구원투수로 전격 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가운데 모 일간지의 지난 10~11일 조사에서 나 후보가 처음으로 박 후보를 앞선 결과가 나타나면서 안 원장의 지원이 임박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안 원장이 나서더라도 박 후보 유세에 동행하는 등의 직접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따라서 이미 안 원장이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발언으로 한차례 자신의 지지층을 박 후보 쪽으로 돌리는 효과를 본 것과 유사한 방법을 고안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