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빠찡꼬대부 한창우씨
일본 ‘빠찡꼬의 대부’인 한창우(80·사진) 마루한 회장이 2조원에 육박하는 전 재산을 한국과 일본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회장은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번 돈을 다 내놓고 가겠다”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뭔가 하나 남기고 갈 것이며, 요즘은 눈만 뜨면 그것을 연구하고 구상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특히 세계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강조되는 추세를 거론하면서 “나도 돈을 버는 기술보다는 돈을 쓰는 예술에 집중해 여생을 살려고 한다”면서 “돈을 모두 내놓고 홀딱 벗고 가겠다”고 확고한 기부 의사를 표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2009년 한 회장의 재산규모는 1320억엔(현재 환율로 1조9100억원)으로 일본 부호순위 22위에 올라 있다.
한 회장은 기부금의 용도와 관련,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내 재산은 한ㆍ일 양국의 우호 발전과 각종 사회봉사에 쓰일 것임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의 사재 환원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한민족 기부로는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게 된다.
한 회장은 또 1976년 미국 여행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장남의 이름을 따 1990년 도쿄에 설립한 한철문화재단의 기금 규모를 조만간 1400억원으로 늘려 한ㆍ일 양국의 문화 교류와 우호 친선, 사회봉사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남 사천시에 50억원을 들여 장학 목적으로 설립한 한창우·나카코 교육문화재단에도 50억원을 추가 출연하겠다고 덧붙였다.
1931년 사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6세 때인 1947년 일본으로 밀항해 온갖 역경을 딛고 호서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1957년 마루한을 설립,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일본 최대의 빠찡꼬 업체로 키운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한 회장은 일본 정부로부터 곤주호상, 수이호상(제3등 훈장)을 수상했고, 한국 정부로부터 한ㆍ일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