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3만6979대 판매…수입차 판매량 첫 1위 눈앞
고유가에 실속형 인기 몰이…소형·대형 양극화 경향 지속
수입차 시장에서 2000cc 이하급 돌풍이 무섭다.
2000cc 이하가 연간 판매량으로 처음 2000~3000cc를 넘어섰다. 주력 모델이었던 2000~3000cc는 오히려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고유가의 여파에 젊은 수입차 구매층이 늘어난 결과다. 대량 판매 전략 모델로 2000cc 이하급 신차가 연이어 쏟아지면서 수입차 연간 10만대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등록통계로 수입차 판매량을 공식 집계한 2003년 이후 올해 최초로 2000cc급이 배기량별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를 전망이다. 1~10월 동안 3만6979대가 팔려 2000~3000cc급(2만9031대)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이 소형ㆍ프리미엄급으로 양분화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2000~3000cc급의 구매층도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다. 배기량별로 유일하게 2000~3000cc급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2000cc 이하는 52.9%, 3000~4000cc급은 17.9%, 4000cc 이상급은 11.5% 증가했다.
(위쪽부터) BMW 520d, 폭스바겐 CC 2.0 TDI, 닛산 큐브 |
2000~3000cc급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판매량 1위를 고수해왔다. 총 1만9481대가 팔린 2003년의 경우 2000cc 이하 판매량은 3648대로, 2000~3000cc급(8349대)는 물론, 3000~4000cc급(4513대)보다 판매량이 뒤처졌다. 처음으로 연간 5만대 판매를 돌파한 2007년에도 1만2930대로 각각 2만1917대, 1만3259대가 팔린 2000~3000cc, 3000~4000cc의 뒤를 이었다.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ㆍ소형차 인기가 높아진 2009년부터 나타났다. 2009년 3000~4000cc급을 앞지른 2000cc 이하급은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2만9304대가 팔려 1만9620대에 그친 3000~4000cc급을 크게 앞질렀고, 3만6978대가 팔린 2000~3000cc급을 추격했다. 이어 올해에는 역전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사이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저렴한 모델을 선택하거나 아예 프리미엄이 확실한 대형차를 구매하는 양극화 경향이 나타나면서 2000~3000cc 구매층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이 같은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에도 베스트셀링 모델 10위권 중 1위를 차지한 BMW 520d를 비롯, 닛산 큐브, 폭스바겐의 CC 2.0 TDI 블루모션 등 2000cc 이하급이 5개를 차지했다. 닛산의 큐브를 비롯, 포드 올 뉴 포커스, 혼다 신형시빅 등 주력 신차들 역시 2000cc 이하급이 강세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