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가 과도하게 낮은 보험료율을 삼성과 LG에 부과, 지난 수년동안 1000억원이 넘게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무역보험 및 보증지원 실태’ 감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무역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인해 수출 중소기업 지원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실시됐다. 무역보험기금 재원은 2007년 말 1조9823억원에서 2010년말 1조154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해외 민간보험사와의 경쟁을 이유로 누적 손해율이 급증한 삼성과 LG 2곳에 최대 92.5%의 특별 할인율을 적용, 사고율 보다 낮은 보험료율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위험이 높은 기업에 적은 비용의 보험료만을 받아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한 공사의 지난 5년간 적자액수는 1130억원에 이르렀다.
또 공사는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치 않아 519만달러의 보험금을 지급, 기금 손실을 초래했고 완전자본잠식 업체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수출신용보증서를 발급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한 수출업체는 선적서류를 위조해 보험금 6만2000달러를 편취하는 등 보험 사기에 대해서도 공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에게 대기업에 대한 수출보험 보험료율을 사고율 이상으로 인상해 무역보험기금 건전성을 제고토록 하는 한편, 보험인수 및 보증심사를 태만히 한 공사 임직원 8명에 대해서는 문책조치를 요구했다.
또 수입자와 공모해 허위수출 후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출업체 대표와 납세사실증명을 위조해 공사로부터 수출신용보증 대위변제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관련자 3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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