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비증가율 2.5% 전망
성장률 3.6%와 큰 격차
수출산업 고용능력 한계
가계부채 문제 잠복 등
내수산업 위기봉착 우려
내년도 내수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찌감치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하에서 수출은 ‘그나마’ 유지되겠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 있는 ‘민간소비’는 경제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체질 강화 차원에서 내수를 육성하려는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수출과 내수가 ‘딴 걸음’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2012년 경제전망을 내놓은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도 민간소비 증가율을 2.5% 정도로 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2.4%, 하반기에는 2.7%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의 민간소비가 지난해(4.1%)보다 크게 둔화된 2.6%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그보다 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6% 정도로 본다. 경제성장률과 소비증가율 간의 격차가 0.9%포인트 정도 난다.
지난해 2분기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7.3%에 달했지만 소비증가율은 3.5%에 그쳤다. 무려 3.8%포인트 차이가 났다.
수출중심 구조의 우리나라에서 내수 부진은 서민생활 악화, 양극화 심화, 중산층 붕괴, 고령화 등의 문제와 직결된다. 최근 논란이 된 ‘은퇴한 베이비부머 자영업자들의 몰락’도 결국 내수경기와 민간소비의 문제다. 국내 수출산업의 고용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수출 호조→투자 및 고용 확대→소비 증가’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가 부진하면 올해와 같이 ‘지표는 괜찮아도 체감경기’는 최악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내년도 민간소비가 기대만 못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이다. 다수의 민간연구기관이 내년의 신규 일자리 숫자가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24만명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본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의 평균 증가인원이 40만7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쌓인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도 내수 환경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터지면 끝장’인 가계부채 문제, ‘수년째 불황’인 건설투자 등은 차치하고라도, 몇 년 새 부쩍 낮아진 가계의 실질구매력도 내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계속된 고물가와 ‘낮지 않은 환율’ 탓에 경제성장률과 실질국민소득증가율 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졌다. 2010년 3분기 이후 올 들어서는 양자 간 격차가 2%포인트 이상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높아지기 어려워 (내년도) 내수산업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