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북 정보라인 강력 질타
대북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정보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북한의 공식 발표를 보고서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일본 등 주변국과 김 위원장 사후 문제에 대해 즉각 전화통화를 하면서 공조방안을 논의했지만, 정작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는 전화통화조차 하지 못하는 등 외교안보라인에 큰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원세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 측은 “북한의 발표 이후에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알았다”며 “주변국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은 전했다.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의 인지 시점과 관련해서 국정원 측은 “중국도 원칙적으로는 북한의 공식 발표를 보고 알았으나 그 전에 알 수 있는 징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기관 자체의 북한 내 정보망 부재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아니다”며 부인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신낙균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양치질하는 것까지 안다고 큰소리치지 않았느냐”고,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대통령은 일본 출장을 떠나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자기 볼일을 보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날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김정일 사망 인지 시점이 도마에 올랐다. 구상찬 의원은 “김정일 사망과 같은 큰 상황 속에서 미국과 일본, 러시아와는 통화를 했지만 중국과는 50시간째 통화가 안 됐다”며 우리의 대중 외교와 정보망에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중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정세 진단과 국제공조 방안 및 대응책 등을 숙의한다.
조민선ㆍ손미정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