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한민국 경제는 안팎으로 많은 난제들과 싸워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부딪혀야 하고 그 와중에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ace)을 완화하려는 경상수지 적자국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률의 지지’와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가 정책기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져 재정건전성과 복지수요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열쇠는 결국 환율이 쥘 전망이다.
특히 여러 정황상 올해는 최근 몇년 가운데 가장 ‘강한 원화’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유로존 위기의 근본 해결책은 유로화의 명목환율을 큰 폭으로 절하시키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한 대로, 유럽과 미국 등의 재정적자국들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당분간 우리나라와 중국 등의 경상수지 흑자국들에 환율절상 압박을 지속할 분위기다. 수출국들의 통화 가치를 끌어올려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다.
반면 총선과 대선의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 정부는 내부적으로 물가와 민생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몇년간 지속 하락한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내수를 활성화시켜 경제성장의 안전판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상황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환율 전선의 이동이다. 환율을 일보 정도 끌어내릴 경우, 원화의 구매력이 높아져 물가불안 요인을 잠재울 수 있고,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높임과 동시에 내수기업들의 활력을 높여 고용 창출도 기대할수 있다.
물론 수출기업들의 흑자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 있겠지만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하면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원화의 강세는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대한민국 정세에 다소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글로벌 자금을 한반도에 묶어 놓거나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적절한 선이 어디냐다.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 감소를 용인할 수 있는가가 정책당국의 주요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운용에 필수적인 수준인 100억~150억달러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선에서 환율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 환율의 상단(원화값 하락)은 억제하되 하락(원화값 상승)은 시장에 맡기는 개입 패턴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승완 기자> / 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