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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도 내수도 고용도…한치 앞이 안보인다
대예측 한국경제 ‘트릴레마’
유로존·北 리스크·선거 등 불확실성 확대

선진국 소비여력 상실 한국경제 직격탄

수출증가율 10%대 곤두박질 우려도


내수 뒷받침돼야 성장률 3.7% 달성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묘’ 절실



어둡다. 올해 한국경제 얘기다. 민간 경제예측 기관보다 항상 성장률 전망을 높게 책정하던 정부도 올해는 다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전망치(3.7%)와 같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인 3.8%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삼성, LG 등 민간경제연구소는 3.6~4.0% 범위 안이다. 한국경제에 닥칠 불안요소는 크게 세가지다. 올 상반기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년만에 한해에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 북한 김정은 체제 이후 한반도 정세 급변 가능성 등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연말 출입기자단과 송년 간담회에서 이를 ‘3중 위기’로 규정했다.



▶선진국 소비둔화가 몰고올 직격탄=당장 닥칠 위기는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이다. 소비여력을 상실한 선진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수출에 직격탄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선진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0%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출지역이 다변화되고 기업들의 노력으로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선진국 경기둔화 속도가 지난해보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화 절상 압력은 돌발변수가 없다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선박수출 감소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은 10%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250억달러에서 올해 150억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 경상수지 흑자 규모만 커지는 ‘불황형 흑자’가 닥친다면 200억달러 이상의 흑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수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수출이 안되면 내수?=수출이 안되면 내수(민간소비+설비투자)가 뒷받침돼야 그나마 3.7% 성장도 가능하다. 정부도 내수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내수경기 전망은 크게 갈린다. 내수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쪽은 원화절상, 물가안정 등 대내외 여건이 변해 구매력이 커지고, 정책당국이 내놓을 내수활성화 대책이 먹히면 수출 감소분만큼의 민간소비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불균형’이 시정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적자국인 주요 선진국들이 아시아에 통화절상과 수요 확대를 거세게 요구할 경우 한국 중국은 물론 아시아시장 전반의 내수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 소득 불균형 해소와 복지 지출 확대 요구가 커지는 것도 내수 확대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에서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가계부채 부담과 원화 환율 하락에 따른 해외 소비 증가 등이 내수회복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일단 올해 우리 경제성장에서 내수 기여도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 시중은행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경제 근간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는 3.8% 성장 중 수출이 2.1%포인트를 기여했다면 내년에는 3.7% 중 내수가 2.1%포인트를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소비보다 건설, 설비 투자가 좋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의 정책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2012년은 대내외적인 모든 위험요인들이 분출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장기 침체국면에 들어서면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한꺼번에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양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과정에서 중간계층의 약화와 양극화 심화, 복지확대로 인한 재정수요, 불안한 고용문제 등이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와 한은 등 거시경제정책 당국자들의 의지다. 정책당국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때다.

  
<신창훈 기자> /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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