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강력한 이란제재 방안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라도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수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한국의 경우 이 법으로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제재 방안은 6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실제 적용될 예정이어서 준비 시간은 있다.
한국은 이란산 석유 수입이 많은 상황인 만큼 제재 조치 적용에서 당분간 유예를 인정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 중인 상태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안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제재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을 수도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해 두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대해 유예 인정을 요청하는 동시에 이란에서 수입하는 석유의 대체 수입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현재 총 원유 수입량의 약 9.6%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 수입 대금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이란중앙은행에 개설한 원화계좌를 통해 우리의 수출대금과 상계처리하는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 제재 방안이 포함된 6620억달러 규모의 국방수권법안은 이달 중순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된 내용 중 알-카에다 요원으로 의심되는 테러용의자들은 무조건 군수용시설에 구금토록 한 것을 포함한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유보 조건을 달았다.
오바마는 서명 법안에 첨부한 성명을 통해 “내가 이 법안을 지지하는 것이 이 안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특히 테러용의자의 구금,신문, 기소를 규제하는 일부 조항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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