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구소 PER 110배…시가총액 코스닥 4위
대권후보로 안철수가 거론되며 주가 폭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작된 ‘안철수 열풍’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도 폭등했다.
안철수연구소는 3일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2400원이 떨어진 15만7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장 중 한 때 16만7200원까지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안철수연구소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으로 1조5761억원으로 코스닥 4위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CJ오쇼핑(1조6315억원)을 누르고 셀트리온(4조1657억원), 다음(1조7097억원)에 이어 시총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종가를 2010년 실적과 비교했을 때 PER(주가수익비율)가 109배에 달했다. 전날 종가 15만9800원으로는 110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단일 종목으로 PER가 100배가 넘은 일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며, 코스닥시장에서 시세조종 등으로 급등한 소규모 종목의 PER가 100배가 넘은 적이 있지만 안철수연구소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기술(IT)버블로 벤처기업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같은 안철수연구소 주가 폭등 현상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면서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2011년 1월 초만 해도 2만원 선을 밑돌았으며 서울시장 보궐 선거일인 10월 26일 이전에도 5만~6만원 수준이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PER이 치솟기 시작했다.
박원순 시장의 당선 후 안 교수는 야권의 대선 후보 1순위에 오르면서 ‘안철수 열풍’의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의 존재감만으로 정치권은 흔들렸으며, 불과 몇 달사이 그에 대한 국민의 열광적 지지는 안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최대관심사로 만들어버렸다.
‘시사저널’은 ‘2011 올해의 인물’로 안철수를 선정했으며, 이같은 ‘안철수 현상’은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의 PER의 폭등은 안철수연구소의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작년 1~3분기 당기순이익은 86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12.6%가 줄었다.
〈육성연 기자〉so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