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의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공개됐다.

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시한 ‘교단 체험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경기도 모 초등학교 김모(49ㆍ여) 교사는 ‘지금 6학년 교실은 도가니’라는 제목의 수기에서 학교 폭력의 실태를 고발했다.

6학년 담임을 맡았던 김 교사는 지난해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한 학생이 교실에서 울면서 걸레질을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뒤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무기명으로 적어내도록 했다.

그 결과 힘이 센 두 남학생이 학생들 사이에서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며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물을 붓고 걸레질을 강요했다.

또 울면서 침을 흘린다고 걸레로 얼굴을 닦고 욕설을 퍼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김 교사는 수기에서 말했다.

‘절대 권력’의 이 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에게 괴롭히지 않는 대가로 문화상품권을 받아냈고 이들을 말리기는커녕 망을 봐주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김 교사는 가해 학생을 지도하려 하자 반 학생들이 똘똘 뭉쳐서 오히려 자신을 골탕먹이려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 교사는 "마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처럼 교실 안에 가해자, 피해자, 침묵하는 자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가해 학생을 ‘내 편’으로 만들려고 애를 써 학생들과 신뢰를 쌓았다"면서 "아무리 ‘망나니짓’을 했어도 그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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