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입장
“불확실성 걷어내는데 도움”
“곪을 대로 곪은 그리스 재정문제는 아예 터뜨려버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그리스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 수준 강등 언급이 그리스 재정위기가 정리되는 수순을 밟는 것이라면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경제에도 그리 나쁠 게 없다. 어차피 곪아 도려내야 할 상처라면 질질 끌지 말고 빨리 잘라내는 게 좋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시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5일 “정부가 올해 우리경제 성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불확실성의 확대”라며 “그리스가 차라리 디폴트로 가면 조금이나마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악재에 따라 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하반기 이후 유럽 재정문제가 안정을 찾아가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문제 같은 내외 불확실성이 순차적으로 제거되면 국내 민간소비 역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민간소비가 수출 감소분을 상쇄해 국내 경기를 주도할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국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의 이 같은 판단에는 그리스의 디폴트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만약 디폴트 위험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으로 확산되면 정부의 실낱 같은 희망도 무의미하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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