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일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조치의 확산정도에 따라 현재 배럴당 100달러선인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간 긴장감이 극에 달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유가가 180달러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이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국제 유가 동향 및 전망(에너지경제연구원)’을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정부는 배럴당 102달러 수준이던 기존의 국제유가 시나리오 대신 이란 추가제제에 따른 고유가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이란 추가제재에 따라 유럽, 일본,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일부 감축하는 경우다. 유럽, 일본, 한국이 이란원유 수입의 50%에 해당하는 67만b/d를 감축하고 여타 산유국이 20만b/d 증산해 이를 커버한다는 스토리다.
이경우 배럴당 10달러 정도의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만약 이란제재 분위기가 강화되어 중국, 인도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원유수입을 일부 감축하는 경우에는 기준유가 대비 $17/b 추가 상승 할 것으로 봤다. 중국, 인도를 제외한 국가들이 이란원유 수입의 50%에 해당하는 83만b/d를 감축하고 여타 산유국의 증산 없는 경우다. 기준유가가 20달러 가까이 올라가게 되면 우리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수출을 강제적으로 막기위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에 단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50에서 180달러선까지 폭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연평균 국제유가가 135달러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의 이같은 관측은 해외 주요 기관들과 궤를 같이 한다. CGES, CERA, PIRA 등 해외 유명기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란 추가 제재에 따른 공급차질을 반영하여 최근 유가전망을 상향조정중이다.
EIA의 경우 지난 1월 전망에서 전월 전망치에 비해 WTI 기준유가를 배럴당 2.25달러 상향조정했다. 우드매킨지(Wood Mackenzie)는 지난달 “이란원유에 대한 금수조치가 취해질 시 브렌트유 가격이 리비아내전 당시 수준인 125~130 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