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정치권의 무상복지 공약을 비판하며 재정총량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차관은 16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동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재정 상태에 대한 적절한 고려 없이 무상 복지 과열 경쟁이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선심성 복지 공약에 대한 우려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충동을 통제하고 합리적인 계획을 짜는 ‘전두엽’에 해당하는 재정 총량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브레인(腦) 론’을 들어 설명했다.
김 차관은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능을 가진 ‘측두엽’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정부의 재정사업들을 올바르게 평가해 불필요한 사업들은 과감히 폐지하고 경제성장을 위한 중점 사업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담당하는 `소뇌`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일자리와 경제성장, 복지라는 다양한 정책들을 잘 배합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차관의 기조연설 제목은 ‘뷰티풀 디브레인’이었다. ‘디브레인(dBrain)’은 우리나라가 2007년부터 운용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AS)의 별칭이다.
김 차관은 1997년 동아시아의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최근 남유럽의 재정위기는 국가부채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부채로 인한 위기에 대해서는 쉬운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경제성장과 함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