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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트족 느는데…실업지표는 ‘멀쩡’
‘일 않고 그냥 쉬었음’ 인구 200만명 의미는…
한국인들의 의욕상실병이 만연해가고 있다. 학생도 아니면서 구직마저 포기한 무업자(無業者)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아예 실업률 통계에서 빠지는 부류(‘쉬었음’)다. 일자리를 찾지 않으니 실업자가 아니란 것이다. 겉으로는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고용지표가 나아지는 듯하지만 착시현상일 뿐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무업자들 중 젊은 세대(20~30대)인 이른바 니트족의 증가다. 니트족이란 ‘Not in Employ ment, Education or Training’을 뜻하는 말로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해 사회문제가 된 것인데, 한국까지 폭풍권에 들어선 모습이다.

▶낮아진 실업률은 착시(?)=20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그야말로 무위도식하는 ‘쉬었음’ 인구는 201만5000명이었다. 15세에서 64세의 경제활동인구 중 심신이 멀쩡한데도 구직, 가사, 육아, 취업준비, 등교 등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놀고먹는 백수들이다.

2003년에는 91만명이던 것이 눈덩이처럼 늘어 2004년(103만명) 100만명을 넘기더니 2008년 135만명, 2009년 148만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 142만명으로 잠시 줄었지만 2011년 160만명으로 불어나더니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 선을 돌파했다.

정부는 1월 실업률이 작년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내린 3.5%라고 발표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8.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나 하락해 젊은 층의 고용지표가 급속히 안정되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업률 통계는 취업을 원하는 인구들만 대상으로 한다. ‘쉬었음’ 인구 201만5000명은 아예 빼고 계산하는 셈이다. 결국 아무리 실업률이 낮아져도 마냥 쉬는 무업자들이 늘어나면 소용없다는 얘기다. 통계 착시 그 자체다.

물론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통계의 국제 기준이 실업률에서 ‘쉬었음’ 인구는 빼고 작성하는 것”이라며 “지난달의 경우 연초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일반화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니트족 원조인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심각=‘쉬었음’ 인구는 고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최근에는 증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60대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란 얘기다.

하지만 20, 30대의 니트족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문제는 물론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2010년 11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15개월째 늘었다. 특히 지난해 11월(10.2%), 12월(11.1%), 지난달(27.3%) 등 석 달째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지난달 20대 인구(625만명) 중 쉬었음은 33만7000명으로 5.4%를 차지했다. 20대 100명 중 5명 이상이 백수였다는 얘기다. 1월 기준으로 20대 인구의 쉬었음 비중은 2003년 2.4%에서 2배 이상이 됐다. 2010년에는 3.3%, 2011년엔 4.2%였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지난달 작년 1월보다 12.7% 늘어난 2만3000명으로 7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30대 쉬었음 인구는 그동안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취업이 워낙 어려워지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한 고학력자들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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