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수출통계서 10억 달러나 많이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화로 넘어온 한 기업체의 수출 실적을 달러로 잘못 알고 계산한 것이 화근이었다. 국가 경제의 지표인 수출 통계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중견 철강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잘못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 수출액이 10억달러나 과다계상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12월 수출입 통계는 수출액 497억달러, 무역흑자 39억9000만 달러였지만 실제로는 수출액 477억 달러, 무역흑자 22억6000만달러로 확인됐다. 2주 만에 수출액에서 20억달러 차이가 난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입통계는 업계의 신고내용을 자동으로 반영해 산출된 후 검증과정을 거쳐 오류를 수정하는 시스템이라서 벌어진 일”이라며 “신고 단계에서 별다른 검증은 하지 않고 오류를 일찍 발견하면 빨리 수정하고 늦으면 수정도 늦어져 수출입통계를 계속 갱신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관세청이 재정, 통화 등 각종 국가정책의 중요한 결정요인인 수출입 통계가를 작성하는 데 업체가 넘겨준 자료를 별다른 검증 절차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국가통계를 만드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단위 액수에 따라서는 흑자와 적자가 뒤바뀔 수도 있어 자칫 국가 정책의 오류로 이어질 수도 있고 국제 신인도 역시 하락하고 국가통계의 불신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10억달러면 한화로 1조2000억원인데 한 달에 10억원어치를 수출한 업체가 갑자기 1조원을 넘게 수출했다고 신고하면 당연히 의심하고 검증 절차에 들어가야 것이 정상”이라며 관세청의 안일한 업무처리와 시스템 부재를 질타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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