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공천자까지 발표한 민주통합당이 ‘도로 열린우리당’, ‘오만한 공천’ ‘부자 몸사리기’라는 비판과 함께 도대체 공천에 원칙이 없다는 정체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패기ㆍ활력ㆍ신선 등 야당 특유의 공천아이콘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고 무사인일 안전운행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내외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아직 공천작업이 진행중이니까 좀더 지겨봐달라고 했지만, ”벌써부터 다수의석을 차지한 것처럼 오만하다“는 지적이 잇따라고 있다.
1차 공천자 중에서는 김부겸 의원 외에는 심사 대상이 된 현역 의원이 없었지만, 지난 24일 발표된 2차 공천 선거구 54곳 중 전·현직 의원은 44명이나 됐다. 현직의원의 경우 27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전·현직 의원들 대다수가 재공천 되면서 당 안팎에서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강철규 공심위원장은 취임직후 “많은 현역의원이 교체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공심위원에 참여한 현직 의원 가운데 불출마자인 최영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모두 공천자 명단에 올라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동영 의원과 강남을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전현희 의원은 “기존 정치인과 기존 의원들이 그대로 (공천) 됐다. 시민단체에서 오신분들은 대부분 탈락됐다. 새로운 인재 영입이나 공천 개혁을 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여성 할당 원칙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여성 후보자들이 공천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남성 후보들의 반발이 있다”고 이었다.
재판에 계류중인 인사에 대한 공천도 논란을 빚고 있다. 강원 동해·삼척에서 공천을 받은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은 지난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지난 23일 검찰의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으로부터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 성동을 지역구에 공천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도 저축은행사태와 관련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당선되더라도 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형량이 확정되면 다시 보궐선구를 치러야 하는데 난감하다“면서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스캔들식“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에 경선 후보로 확정된 구인호 전 강원도의회 의원은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사조직 선진국민연대 사무차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사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자유선진당에서 금배지 대물림을 위해 민주당에 입당한 이용희 의원(5선)의 아들 이재한 전 기협중앙회 부회장(충북 보은·옥천·영동)의 공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민주당 이미경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앞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이 나올 것이다. 앞으로 발표가 많이 남아있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신경민 대변인도 “15%공천 채우지 못하면 결국 법적인 분쟁으로 갈 상황이다. 초기 불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잠재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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