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당 운영비 보조…통진은 행사때 자금 지원
총학선거 개입 의혹 등
학내 조직구축 충격적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폭력사태에 연루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통합진보당과 긴밀한 물적교류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학생에게 걷는 회비를 정당 운영비에 일부 보태기도 하고, 통진당은 한대련 행사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내용이다.
박종성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은 15일 “6ㆍ15 행사 예산이 3000만원 배정됐는데, 학생회비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돈인데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학가에서는 적어도 2007년까지도 한대련 회비를 당운영 활동에 보태는 문제도 있었고, 학생회비 회계에도 불분명한 사례가 자주 있어 왔다.
박 회장은 또 “한대련의 반값등록금 집회 역시 정치권의 비호를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치권은 자신들의 주장을 학내에 주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대련은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일부 소속 대학생이 연루되면서 내외부의 큰 질타를 받았다.
한대련은 14일 새벽 공식성명을 통해 “회원 몇몇이 개인의지로 참가한 것을 한대련 조직으로 확대 해석한 데 대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용필 현 의장이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박 회장은 “의장이 참관인으로 존재했다는 한대련이 통진당 내부 깊숙이 관련돼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총학생회 선거 때도 통진당이 개입한다는 의혹이 많고, 일부가 아닌 간부급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보라 미래를여는청년포럼 대표도 “학내에선 여전히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자본주의연구회, ‘다함께’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곳 소속 친구들이 대다수의 총학생회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과거보다 세력 자체는 줄었지만 조직적 힘을 갖고 있다. 이번 폭력사태에서도 그 조직력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대학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이념의 퇴조, 실용주의 부상으로 운동권 세력이 급속히 축소돼 왔다. 반미ㆍ반재벌 등 정치적 구호 대신 반값등록금과 같은 대학가 현안을 중심으로 다수의 대학생단체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 대표는 “이번 폭력사태에 한대련 소속 대학생이 가담한 게 포착되면서 반값등록금 등 주요 현안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게 됐다”면서 “학내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가장 많이 외치던 친구들이 이런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사태에 가담했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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