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4일 “정치인 문재인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이와관련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다음달 9일 직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문 고문은 이날 노무현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며 재단 회원들에게 보낸 퇴임사에서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국민들의 사랑이 가장 큰 무기라고 믿는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내려 놓았지만 그의 정신, 가치, 신념, 그리고 원칙만은 놓아버릴 수 없다”며 “그가 남겨준 민주주의라는 신념, 통합이라는 지향, 원칙과 상식이라는 가치, 이 모두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이고 당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재단은 저보다 더 큰 능력과 열정을 지닌 분을 중심으로 더 큰 진보와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재단의 주인은 여전히 국민 여러분이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이 노무현재단을 앞으로 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문 고문은 지난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3주기 추도식을 마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향해 출발한다”고 했다.
문 고문은 이날 트위터에서 3년 탈상을 마친 뒤의 속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이 글에는 고(故) 노 대통령의 ‘적자’(嫡子)로, 친노(親盧)계의 정치적 ‘상주’로,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로 그의 가슴 한 켠에 담겨 있는 노무현의 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문 고문은 140자의 단문을 “3주기 추도식 마치고 탈상했다”며 운을 뗀뒤 “마음의 탈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제 추모를 넘어 새로운 출발”이라며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향한 출발이다”고 적었다. 3년 탈상으로 홀가분하게 대권이라는 ‘붕정만리’(鵬程萬里)의 첫 여정인 마음의 채비를 한 셈이다.
그는 또 이것이 “그의 마지막 부탁이기도 하다”며 “3주기 추모행사를 마치면서 희망을 세운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마냥 ‘홀가분함’과 ‘희망’으로 단순화되진 않는다. 그의 글에선 오히려 3년 탈상의 무거움과 본격화되는 대권 레이스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이 묻어나고 있다.
그는 “소주 한잔한다”며 “탈상이어서 한잔. 벌써 3년이어서 한잔. 지금도 ‘친노’라는 말이 풍기는 적의 때문에 한잔.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두고 낯선 세상 들어가는 두려움에 한잔. 저에게 거는 기대의 무거움에 한잔. 그런 일들을 먼저 겪으며 외로웠을 그를 생각하며 한잔”이라고 이날 트윗을 마쳤다. 한잔, 한잔, 한잔 들이키는 소주잔엔 그의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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