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민주당의 수성(守城)이냐, 안철수의 입성(入城)이냐. 호남 지역은 명실상부한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먼저 이곳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민주당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올해에도 일단은 대선 당시의 ‘안철수 열풍’까지는 아니어도 안 의원에 대한 호남지역의 지지도는 여전히 유효한 분위기다. 민주당 지지세력의 이반이 큰 탓이겠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의 3배에 이를 정도다. 창당준비조직 성격의 ‘새정치추진위원회’가 호남에 공들이는 배경이 자명한 것이다. 앞서 안 의원을 포함한 4인 체제의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에 광주시장ㆍ전남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광주ㆍ전남비전21 윤장현 이사장과 김효석 전 의원을 인선한 것도 의미심장한 포석이다.
지난달 26일 광주를 찾은 안 의원은 “민주당이 호남인들의 지지를 변화와 개혁, 수권으로 보답하지 못하고 깊은 타성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상대방 폄하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낡은 사고와 체제를 호남에서부터 과감히 걷어내 달라”고 민주당에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그러나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격’의 민주당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이 흘러나오는 이유도 6월 지방선거가 당의 생존마저 좌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