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 후보들이 모두 ‘야당다운 야당’, ‘야성 회복’을 출마 일성으로 내걸었다. 존재감 부재가 당이 처한 가장 큰 위기라는 진단이 의원들 사이 공공연한 때문이다. 전병헌 원내대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9일 모두 4명의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 신청서를 냈다고 밝히고 기호 추첨 결과를 공개했다. 노영민(1번)ㆍ최재성(2번)ㆍ박영선(3번)ㆍ이종걸(4번) 의원 순서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5월 8일 오후 새 원내사령탑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다.
후보들이 내놓은 첫 일성은 ‘강한 야당’으로 요약된다.
노 의원은 “싸울 때는 치열하게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했고, 최 의원은 “끌려가는 야당에서 끌고 가는 야당”을, 박 의원은 “정부여당을 단호하게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했으며, 이 의원도 “안정적인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각 계파의 대표 성격이 짙다. 노 의원은 충청권과 민주평화국민연대, 친노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정세균계 의원들과 일부 ‘혁신그룹’ 모임의 지지를, 박 의원은 초ㆍ재선 비례대표와 친노 세력, 박지원계의 지지세가 두텁다. 이 의원은 김한길계 의원들이 지원사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각 의원들이 대표하는 계파와 지지층, 정치노선, 개별 성향은 모두 다르지만 후보들이 내건 일성은 모두 ‘강한 야당’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대응과 특검 요구, 예산안 조율, 인사청문회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원내 사령탑의 무기력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6월께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 당시 ‘민생과 민주’ 투트랙 전략을 펴며 전선을 분산시켰고, 지난해 말 ‘양특(특검+특위)’ 논란 때도 대여 협상력에서 취약하단 평가가 나왔다. 특히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때엔 국회 의사국이 ‘인사관련 안건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다’고 알린 것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당은 황 원장의 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11월28일’을 ‘국회 치욕일’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2월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조기사퇴론까지 당내에서 나왔다.
새정치연합 핵심관계자는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 원내대표에게 조기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과했다’는 비판이 많지만 그만큼 신망을 잃은 것은 맞다”며 “강한 야당에 대한 의원들의 바람이 크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도 ‘전병헌 효과’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