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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창극 사태’… 與 “지켜보자”ㆍ野 “총독부 관헌이냐”
[헤럴드경제=홍석희ㆍ이정아 기자] ‘보수 논객’으로만 알려졌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 후보자의 발언들을 종합하면 민족 비하, 역사 인식 부재, 가치관 논란 등 분야도 다양하다. 새누리당은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낙마 후 고심 끝에 청와대가 내놓은 후보자인만큼 ‘지켜보자’는 입장이 강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후보자 지명을 ‘건국 이래 최대 인사참사’로 규정하고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이 일파 만파로 확산되자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치며 “총리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들은 비공개회의 때 말해 주실 것을 제가 위원장으로서 당부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기자들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문 후보자 관련 발언이 나올 경우 일 수 있는 ‘후폭풍’을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악의를 가지고 (말)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 반성하고 좋게 가자는 뜻으로 한 이야기로 본다”며 문 후보자를 감쌌지만 논란이 된 문 후보자의 발언 수위가 높은 것이 문제다.

문 후보자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관련해 ‘하나님의 뜻’이라 말했고 “너희들은 이조 500년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 너희들은 고난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주신 것”이라 평했다. 또 그는 한국인의 민족성에 대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며, 6·25 전쟁이 있어 우리가 단련됐다고 했으며, 미국이 없는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금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면서도 “신앙 간증은 보편적으로 하나님께 모든 것들을 귀납시키는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 전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문제로 낙마한지 10여일만에 꺼낸 문 후보자가 또다시 낙마할 경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수도 있음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야권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를 향해 ‘조선총독부의 관헌’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언론인을 총리 내정자로 지명했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 내정자인지, 일제 조선총독부의 관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며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다시 강하게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일본 극우 역사교과서 보다 더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인 내용이다. 우리 민족성을 비하하고 자주성을 왜곡한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국격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내정자를 임명한 게 아니라 아베 총리가 일본에 각료로 임명한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고 쏘아붙였고, 통합진보당도 논평을 내고 “식민지배 지지와 사대매국 의식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문 후보자의 DNA야말로 대체 어느 나라의 것이냐”고 비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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