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온건-강경 양자구도 뚜렷
새정치민주연합이 당권파와 강경파로 뚜렷한 분화 양상을 띄고 있다. 양 갈래의 정점엔 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각각 버티고 있다. 온건파 대표주자와 강경파 대표 주자 두명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의 상임위 인사 기용에서 ‘색채 짙은’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김한길 대 박영선’ 구도가 당내에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새정치연합은 지난 24일 국회 후반기 상임위 인선 구성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상임위 인선의 결정권은 박 원내대표가 가진다. 이번 상임위 인선에서 눈에 띄는 것은 친노ㆍ강경파 의원들의 중용이다. 문재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은 핵심 보직인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다. 이외에도 친노계로 분류되는 윤후덕(국방위), 전해철(법사위), 신경민(정보위) 의원도 간사를 맡았다.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중용과 초선 의원들이 간사직을 맡은 것도 새정치연합의 후반기 상임위 구성의 특색이다. 486계의 맏형격인 이인영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다.
초선을 간사로 선임한 것은 파격이란 분석이다. 보건복지위 간사를 맡은 김성주 의원은 서울대 운동권 브레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복지 전문가로 전반기 상임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게 된 김기식 의원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분야에서 독보적이었단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의원은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에 막판까지 반대하는 등 박 원내대표와 정책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점이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비해 김 공동대표의 최근 당직 인선엔 상대 계열 끌어안기가 눈에 띈다. 소수에 불과한 ‘김한길계’로만 당직 구성을 하기엔 한계가 있는만큼, 당내 의원들 가운데 당대표와 뚜렷하게 각을 세우지 않을 수 있는 온건파 의원들을 주요 보직에 인선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론 안희정 충남지사와 가까운 박수현 의원을 김 대표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파격이란 해석이다. 특히 문재인 의원과 추후 ‘당권 경쟁’을 벌일 공산이 있는 안희정계 의원을 비서실장에 앉힘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동시에 노린 인선이란 분석이다. 온건파 의원 우윤근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기용한 것과 ‘범친노’로 분류되는 유기홍 의원을 수석 대변인에 앉힌 것도 ‘균형’에 방점을 찍은 인선이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이의 인물 기용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는 당대표 선거(전당대회)로 모인다. 차기 당대표는 오는 2016년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