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ㆍ이정아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하면서 국정 운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야당의 인사쇄신 등 요구를 청와대가 어느 정도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난마’처럼 꼬인 현 정국의 해법 도출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새정치연합의 두 공동대표를 만나는 것과 원내대표 회동의 정례화도 긍정적 분위기 하에서 논의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박 대통령 면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면담 내용은 박 원내대표가 설명했다. 그는 이날 회동에 대해 “진중하고 매우 진지하게 진행됐다”고 총평했다. 당초 40분가량 예정으로 예정됐던 만남은 85분이나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처음 꺼낸 언급은 ‘인사문제’였다. 그는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들에 대해 재고해달라는 말씀을 전달했다. 김명수(교육부장관 후보자), 정성근(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후보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잘 알았다. 참고하겠다”고 답했다고 박 원내대표는 전했다.
정홍원 총리가 지난 8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국가개조 범국민위원회’ 설치를 주장한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개조라는 말이 권위적이고 하향식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대에 맞지 않는 어휘다. 국가혁신으로 말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단에 김영란법과 유병언법 등에 대한 처리를 국회에서 힘써달라는 요청을 했고, 원내대표단은 8월 국회에서 논의해 처리키로 했다는 말을 박 대통령에 전달했다.
관심을 모았던 ‘정례화’ 논의도 오갔다. 이 원내대표는 “정례적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와의 정례회동을 하는 것을 박 대통령이 말하셨다. 청와대와의 소통을 통해 국정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겠다는 말씀을 했고, 박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의 회동에 대해서도 이 원내대표는 “빠른 시간 내에 갖는 것이 좋겠다는 형태의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교적 박 원내대표의 구체적인 질의에 대해 박 대통령은 원론적 수준의 ‘참고하겠다’, ‘알았다’고만 답해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야당 대표들을 만나기로 한 것과 회동 정례화 논의가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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