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자진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정성근ㆍ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재요구해 임명 강행 수순을 밟던 상황에서 정성근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6ㆍ13 개각’에서 지명된 7명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교육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등 2명이 중도낙마했다.
정 후보자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저는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 직을 사퇴한다”며 “다 설명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그냥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간 공직후보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마음을 어지럽혀드렸다. 용서를 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으로 부적격 시비가 일었으며, 청문회 정회 중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전해져 파문의 한 복판에 섰었다.
박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정 후보자에 대해 전날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자가 이날 전격 사퇴한 것은 부정적 여론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박 대통령의 보고서 재요청 결정에 대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세게 항의한 것에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이 정국의 승부처인 7ㆍ30 재보선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해 정 후보자 임명 강행에 부정적인 당심과 민심을 청와대에 강하게 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의 이날 결정으로 박 대통령의 ‘인사 실패’에 대한 부담은 다소 덜게 됐다. 그러나 장관 후보자가 2명이나 중도 낙마한 데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를 공식 임명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박 대통령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법상 모든 절차를 거친만큼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5명의 장관(급) 후보자를 임명했다. 아울러 김명수 후보자 대신 새 교육부 장관 후보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지명했다. 또 신설된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국장을 지낸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를, 세월호 참사 대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경옥 안전행정부 제2차관 후임에는 이성호 전 국방대 총장을 각각 내정했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