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경축사 “지금이 논의 시점”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헌절 기념식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소선거구제로는 지역주의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정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사에서 “이제는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 틀은 지역주의와 진영논리를 벗어 던지고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국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초당적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담고,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틀이 돼야 한다”며 “이러한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저는 확신한다. 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제도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는지, 우리의 미래에 과연 합당한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제 개혁 시기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하는 시기는 차기 총선을 실질적으로 1년 반 남짓 앞둔 지금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리당략을 떠나야 논의가 가능하다. 여야 각 정당에 선거제도 개혁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지역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 선거구제 또는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 분포 상 다수를 차지하는 영남 지역을 텃밭으로 한 새누리당은 물론, 확고한 자기 지역구를 가진 호남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중대 선거구제 도입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는 진보정당에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장은 남북 국회회담 성사도 강조했다. 그는 “평화통일은 우리의 소명이자 원대한 국가발전 전략이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했다”며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국회는 마땅히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충정에서 저는 남북국회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성사시켜서 꽉 막힌 남북의 물꼬를 트도록 계속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