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 오후 8시 발표한 잠정 투표율 집계에서 재보궐 선거에서의 투표율 평균은 32.9%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을이 최고 수준의 투표율(46.8%)을 기록한 것에는 새정치연합의 두 공동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 투표율보다 10% 이상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한 것에는 사실상 두 공동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해석이다.
두 대표는 당초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던 기동민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을 단행하면서 잠잠하던 동작을에 불을 지폈다. 새누리당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후보 영입에 곡절을 겪는 과정에 기 후보의 전략공천을 택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결정은, 결국 나경원 전 의원이 동작을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선거 불과 6일을 앞두고 실시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의 후보 단일화는, 서울 동작을을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로 만들었다. 통상 박빙 지역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작을의 높은 투표율 기록엔 새정치연합의 두 공동대표 역할이 최초 ‘불씨’가 됐다는 평가다.
두 공동대표는 그러나 최저 흥행 명단에도 공동으로 올랐다.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전국 최저 수준(23.3%)의 투표율이 광산을에서 기록된 것이다. 광주는 통상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심장’에 해당하는 곳이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유권자들이 다수 밀집해 있는 곳이란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곳에서 최저 수준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결국 권 후보의 전략공천에 광주 유권자들이 적지 않게 실망했기 때문 아니냔 분석이다.
선거 무대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최악 투표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사도 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장 후보로 무소속 출마했던 오거돈 후보는 부산 해운대 기장갑에 출마하지 않았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는 이곳 선거구는 전국 15곳 선거구 가운데 가장 낮은(22.9%) 투표율을 기록했다. 오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 인지도와 지명도 등에서 비교적 뜨거운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오 후보의 출마 불발은 부산의 유일 선거구였던 해운대기장갑 선거가 흥행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당백’ 역할을 해낸 인사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인 것으로 집계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 ‘입안의 혀’로 불리는 이 후보는 전남 순천곡성 선거구의 투표율을 51.0%로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상대로 나선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는 점에서, ‘박근혜-노무현’의 경쟁으로 선거 구도가 짜여지면서 선거 초반부터 큰 관심을 끌어모은 바 있다.
특히 이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 방문’을 일체 거부하면서, 선거 초부터 끌까지 단 한번도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후보 ‘단독 플레이’의 힘을 톡톡히 입증해냈다는 분석이다. 이곳 지역구는 사전투표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곡성 출신인 이 후보를 지지하는 세와 ‘텃밭은 내줄 수 없다’는 순천의 세가 맞부닥친 것도 전국 최고 투표율의 원인으로 관측된다. ‘왕의 남자’ 구도에 ‘소지역주의’까지 가세하면서 전국 평균 투표율보다 20%에 가까운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은 ‘이름값’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였다. 수원 팔달(병)에 출마해 수원 3곳 선거구를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손학규 후보는 ‘평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병(30.8%), 수원을(27.2%), 수원정(31.1%)은 전국 평균(32.9%)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서 마감됐다.
김포(35.8%) 선거구는 ‘치킨 대 이장’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유권자들의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는 모 치킨 회사의 대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 신화’의 주역으로 세몰이를 했고, 이장에서 시작해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장관직에 까지 오른 김두관 후보는 ‘이장 신화’의 부활을 예고하며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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