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이 큰 서울 동작을 선거에서 무효표수가 당락표수보다 큰 것으로 집계되면서 뒤늦은 단일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끓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가 발빠르게 움직였다면, 유일한 서울 선거구를 새누리당에 내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지난 30일 재보궐 선거에서 3만8311표(49.9%)를 얻어 3만7382표(48.7%)를 얻은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929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1076표(1.4%)를 얻었다.

비판은 무효 투표수가 수도권 선거구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면서 단일화 효과가 제대로 노 후보에 집중되지 못했다는 데 모아진다.

이 지역 무효표수는 1403표로, 나 후보와 노 후보의 당락 표차 보다도 많다. 무효표 중 일부가 노 후보로 집중됐다면, 당선인 얼굴이 바뀔 수도 있었다.

동작을에서 무효표가 많았던 것은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에 단일화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것은 지난 21일이었고,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사퇴를 한 시점은 사흘 뒤인 24일이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2번 기동민 후보가 인쇄된 투표용지를 받아들었고, 기 후보의 기표란에 적지 않은 수가 도장을 찍으면서 무효표 수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동작을의 무효표 수는 경기지역 5곳의 무효표 평균(314표)의 5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과연 더운 여름날 휴가도 마다하며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기동민 후보의 사퇴 사실을 모르고 찍었으리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무효표를 사표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