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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본회의 무산… 멈춰선 민생경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회에 ‘빙하 시대’가 도래했다. 살을 에는 ‘블리자드(눈 폭풍)’도 거세다. 중심엔 세월호 특별법이 놓여있다. 여야의 극적 합의와 야당의 합의 파기가 이어지면서 13일로 예정됐던 본회의도 무산됐다. 오는 18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세월호 청문회, 26일 예정이었던 국정감사는 물론 경제활성화를 위한 각종 민생법안들도 줄줄이 얼어 붙어버렸다. 여야는 ‘네탓 공방’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 원내대표가 유가족 설득도 못하고 당내 의원 설득도 못했다. 사실상 권한이 없는 사람과 우리가 협상을 했다는 얘기다.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기들이 당내 논의에서 (합의안이) 깨졌으면 그쪽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은 여당으로 넘어갔다’는 전대미문의 말씀을 하신다”고 비꼬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측은 13일로 예정됐던 본회의가 무산된 원인을 새누리당 측에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는 새누리당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여야 합의를 파기한 것에 대해선 ‘유가족들의 바람과 여론’을 이유로 들었다.

이날 본회의는 무산됐다.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던 법안들도 줄줄이 처리가 미뤄졌다. 당초 여야는 정부조직법, 김영란법, 유병언법 등은 물론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한 법률안 등을 처리키로 했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야당이 합의를 파기하면서 언제 처리될 지 모를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야의 상호 불신이 극으로 치달으며 대화채널도 ‘올스톱’ 상태다. 새누리당 김 원내수석은 “대화를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고, 새정치연합 김 원내수석은 “여당측과 만날 계획이 없다. 모든 것이 다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은 물론 연말 정국 전망이 극히 어둡다는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야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세월호 사고 피해 학생을 위한 ‘대학입학 전형 지원법’은 무용지물이 될 형편이다. 행정처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 법안은 오는 18일까지는 처리돼야 올 9월 대입 수시전형에서 정원 외 특례입학 지원이 가능하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제출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3년간 소득세를 줄여주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다. 모두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대표적 ‘민생 법안’들이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과 다른 법안들을 분리해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측이 세월호 특별법을 타 법안과 묶어서 일괄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경우 ‘더 버티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깔려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교황 프란치스코 방문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국민 지지여론을 ‘버티기 근거’로 내세운다. 또 새누리당이 특검추천권을 야당에 양보해야만 ‘난마(亂麻)’처럼 얽힌 현 정국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향한 ‘발목잡기 비난’ 여론이 클 것이냐, 새누리당을 향한 ‘양보 여론’이 클 것이냐에 꼬인 정국의 해법이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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