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넬대학의 ‘푸드 앤 브랜드 랩’(Food and Brand Lab) 브라이언 완싱크(Brian Wansink)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제품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에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정도에 대해 실험했다. 세 번에 걸친 실험에서 연구팀은 그래프나 공식같은 과학적으로 보이는 정보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61명의 참가자들에게 신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 중 절반에게는 신약에 대한 정보가 담긴 텍스트만 제공했으며, 나머지 절반에겐 신약에 대한 정보와 함께 그래프를 함께 제공했다. 물론 그래프가 신약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첫 번째 실험에서 단지 텍스트만 읽은 참가자들의 경우 67.7%만이 신약의 효과를 믿은 반면, 그래프를 본 참가자들은 96.6%가 신약에 대한 효과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정보는 아니더라도 그래프 하나 사용했을 뿐인데 신약의 효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어 두 번째 실험에선 56명의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는 앞선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텍스트와 함께 그래프를 보여주고, 나머지에겐 “신약이 고통을 20% 줄여줄 수 있다”는 문장을 추가한 텍스트를 보여줬다.
이후 모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신약이 얼마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지와 과학에 대한 신뢰 정도를 측정했는데, 연구팀은 과학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그래프를 본 참가자일수록 신약의 효능에 대해 강한 신뢰도를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 번째 실험에선 그래프 대신에 신약 성분의 화학공식을 보여줬는데, 화학공식을 본 참가자들은 텍스트만 읽은 참가자들에 비해 신약의 효능이 2시간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번 연구의 주요필자인 아너 톨(Aner Tal) 박사는 “과학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며 “그래프나 공식, 혹은 과학적으로 보이는 사소한 정보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맹신을 갖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지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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