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30에게 전자담배는‘유행病’
구매율 30대 42% 20대 37%
목에 걸고 과시 ‘잇아이템’으로
담뱃값 인상 발표도 구매 부채질



2030 ‘폼새’의 완성은 전자담배?

젊은층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금연을 도와주는 소위 ‘보조제’가 아닌 일종의 ‘유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전자담배를 목걸이 마냥 걸고 다니는 게 ‘패션의 센스’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고등 학생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전자담배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고, 심지어 교실에서도 전자담배를 피울 정도로 전자담배는 청소년 흡연에 이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담배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이와관련 전자담배 등 각종 신종 담배에도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11월 3일까지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전자담배 2030이 가장 많이 산다=전자담배는 젊음의 상징 홍대나 건대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거 전자담배가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물건’이라 인식됐던 것과 달리 최근 전자담배의 주력부대는 2030 세대다.

실제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0월 7일까지 전자담배 기기장치류 및 금연보조용품 연령별 구매의 42%가 30대에 의해 이뤄졌고, 20대의 비중은 37%로 그 뒤를 이었다. 40대는 16%, 50대는 3%에 그쳤다.

게다가 전자담배는 2030 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잇 아이템’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전자담배를 강의실에서도 피더라’라는 증언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 2030 세대들 사이에선 전자담배를 패션 아이템 마냥 목에 걸고 다니는 곳도 유행이 되고 있다.

전자담배를 피고 있다는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학중인 최모(24, 여)씨는 “담배처럼 냄새도 많이 안나고 목에 걸고 편하게 필 수 있다고 해서 (전자담배를) 피우게 됐다. 실외에서는 가끔 일반 담배도 핀다”며 “전자담배를 목에 걸고 다닌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발표는 이같은 전자담배 유행에 불을 지핀 격이다. 담뱃값 인상 발표 후 전자담배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11번가의 전자담배 기기장치류 및 금연보조용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 1월 지난해 동기대비 92% 상승한데 이어 6월 담뱃값 인상 방침 발표 이후인 6월과 7월에는 전년 대비 각각 280%, 310% 증가했다. 지난 9월 전자담배 기기장치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3% 증가했다.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 ‘중고장터’가 사각지대=특히 문제는 2030 세대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중고등 학생 등 청소년층까지 거리낌 없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여성가족부가 전자담배를 유해물질로 선정, ’19금‘으로 지정했지만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선생님들 몰래 버젓히 교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이성규 박사가 ‘청소년건강저널’에 실은 ‘한국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 시장진출, 이중사용, 금연시도와 흡연경력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9.4%가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대학원 보건과학과(황진우, 김은영)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이철민)가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고등학생 20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남학생 75.4%, 여학생 67.3%가 각각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흡연하는 복합흡연자였다. 전자담배가 금연보조제라는 인식과 달리 청소년에게는 실제 흡연으로의 입문단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함께 중고장터가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손미정·이정환 기자/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