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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 사로잡은 '양반김'…팝콘·감자칩 잡을 스낵으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이 세상에서 해조류 애호가들의 ‘메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곳은 다름 아닌 ‘한국’일 것이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4월 완도에서 열린 해조류 박람회를 1면에 소개하면서 해조류를 ‘슈퍼 푸드’라 극찬한 바 있다. 해조류를 바다에 나는 잡초 정도로 여겼던 그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음식이지만, 점차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다. 이 가운데 김은 전국민의 사랑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된 해조류라 할 수 있다.

동원F&B는 국내 대표 조미김 브랜드 ‘양반김’을 앞세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89년부터 수출을 시작한 양반김은 해마다 꾸준한 성장을 이뤄 올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반김이 처음 발딛은 세계시장은 일본. 일본에는 이미 보따리 상인들을 통해서 한국산 김이 조금씩 퍼지고 있는 상태였다. 동원 역시 처음에는 국제우편(EMS)으로 소량씩 일본에 보내 양반김을 소개하기 시작했고 점차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일본의 한 마트에 입점돼 있는 양반김.

류진희 동원F&B 해외사업부장은 “일본김은 두꺼운데다 따로 소금과 유지류로 조미하지 않고 조미액(간장)을 넣고 말려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한국김 특유의 향긋하고 고소한 풍미와 얇고 바삭거리는 식감을 일본인들이 좋아했던 것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동원은 일본인들이 김을 주로 술안주로 소비한다는 점에 착안해 2004년 일본 최고 맥주회사인 아사히와 손잡고 김치맛김과 와사비맛김을 발매해 히트를 쳤다. 현지 업체가 ‘양반김’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미투 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 정도였다.

일본의 마케팅컨설팅 업체인 후지케자이(富士経済)가 낸 ‘식품마케팅편람’에 따르면 양반김은 2012년 기준으로 일본 조미김 시장의 23%를 점유, 2위 일본업체(산에이노리, 14.2%)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태국의 한 쇼핑센터에 입점돼 있는 양반김.

하지만 일본에서의 성공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었다. 중동과 러시아 같은 국가에서는 김이 워낙 생소한 음식이다보니, 일단 그 자체를 알리는 일이 중요했다. 류 부장은 “중동 지역으로 처음 김을 소개했을 때, 종이와 같은 질감의 검은색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온에서 2번 구워 기존의 김보다 훨씬 더 바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김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을 먹지 않았던 러시아에서도 최근 현지인들이 쌀밥을 식사로 먹기 시작하며 김이 조금씩 반찬 대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미주 시장에서의 성과는 고무적인 것이었다. 동원은 2011년부터 ‘양반 씨베지스(Sea Veggies : ‘바다 야채’라는 뜻)’라는 제품명으로 미주 시장에 양반김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식품유통업체 크로거와 계약을 맺고 전국 2700여개 매장을 통해 출시 중인 ‘양반 씨베지스’는, 미국인에게 생소한 조미김 제품을 ‘바다 야채’라는 건강 스낵 콘셉트로 팝콘, 감자칩을 대체할 새 먹을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양반김 수출은 10년전만 해도 50% 이상을 일본에 의존했지만, 최근 러시아, 태국, 미국 등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일본의 비중이 25%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태국의 경우에는 김을 스낵으로 먹는 시장이 한해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크게 형성돼 있어, 향후 시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동원은 미국, 태국, 중국 등 김을 스낵으로 먹는 것이 대중화돼 있는 국가들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스낵김’을 출시했다. 김 두 장 사이에 아몬드, 통밀, 메밀 등을 넣고 데리야끼소스, 불닭소스 등을 가미한 간식용 김으로 동원으로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달 몽골, 싱가폴, 베트남 등에 샘플 물량이 보내졌고, 이번달에는 태국으로도 보내져 현지 대형마켓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류 부장은 “최근 발매된 스낵김은 밥 반찬을 뛰어넘어 일상 속의 영양간식으로 머지 않은 시간에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 연구와 동시에 다양한 규격과 용도를 통해 김 시장을 더욱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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