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화장품 소매판매액(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제외)은 4조1696억원으로 집계돼 분기 기준으로 처음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3조7795억원)에 비해선 10.3% 증가한 수치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10년(2조9484억원) 2조원대에 머물다가 2011년(3조2265억원) 3조원을 넘고 2012년(3조4186억원)에는 3조5천억원에 육박했다.
다른 품목군에 견줘 보면 화장품은 가전제품을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3분기에는 가전제품 판매액(4조4324억원)에 미치진 못했지만 계절에 따라선 화장품이 가전보다 더 많이 팔리는 때도 생기고 있다.
1분기가 대표적이다. 2012년부터는 1분기마다 화장품이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을 웃돌면서 2012~2013년 1분기에는 1천억원씩, 올해 1분기에는 4천억원 많았다.
화장품시장이 상대적으로 커진 영향도 있지만 화장품은 겨울이 낀 1, 4분기에 많이 팔리고 가전은 1분기가 비수기인 계절성 때문에 그렇다.
다만, 이런 통계청의 소매판매 통계는 표본조사를 통해 나온 것이라서 금액의 정확성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시장 흐름 자체를 읽는 데는 무리가 없다.
실제 화장품은 전체 소매판매액 증가율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연간으로 보면 2010년 12조1천억원대에서 2011년 13조4천억원, 2012년 14조1천억원, 2013년 14조9천억원으로 불어났다. 2011~2013년 연간 성장률은 각각 10.3%, 5.3%, 5.7%로 같은 시기의 전체 소매판매액 증가율인 9.4%, 4.2%, 1.2%를 웃돌았다.
올해는 3분기까지 추세에 비춰 연간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화장품업체의 3분기 실적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해준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화장품 매출액은 국내에서만 6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늘었다. LG생활건강의 전체 화장품 매출액은 4802억원으로 22.6%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내수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내국인보다 외국인 수요 증가를 꼽는다. 중국 등지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많이사간다는 것이다. 한류 바람이 컸다.
실제 면세점의 화장품 매출은 폭증세다.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95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3% 증가했다.
반면에 내국인 소비는 완만하게 늘거나 정체 상태로 추정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를 보면 화장품이 포함된 항목인 위생·이미용 용품의 월평균 지출액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4%, 0.9% 증가에 그쳤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