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男, 우리도 직구한다 = 대한민국 ‘아저씨’들이 해외직구에 뛰어들고 있다. 쇼핑이라면 질색하던 내 남편이, 본인에겐 인색했던 아버지들이 해외 온라인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캐시백사이트 이베이츠(EBATES)가 실시한 올해 상반기 설문조사에서 전체 남성 해외직구족 중 40대, 50대 비중은 18% 였다. 남성직구족 5명 중 한 명이 중년 남성인 셈이다.
40대 이후부터는 남녀의 해외직구 빈도는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40대 남녀 이용자 비중은 각각 8%, 10%, 50대 이상 남녀는 각각 2%, 3%로 성별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중년 남성, 왜 직구를 하나 = 이베이츠가 집계한 직구 상위 16개 인기브랜드 중 8위에는 아웃도어 용품 전문사이트인 백컨트리(backcountry)가 올라있다. 옷 뿐만이 아니라 등산에서부터 자전거라이딩, 암벽등반, 스키, 플라잉피쉬 등의 용품을 모아 판매한다. 취미생활에 눈을 뜬 4050 중년남성들이 즐겨찾는 사이트로, 기타 유명패션브랜드를 제치고 상위권에 랭크된 점은 주목할만 하다.
중년 남성들이 직구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로 업계 관계자들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남성들의 증가를 꼽는다. 몰테일 관계자는 “취미생활과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4050 세대의 경우에는 취미활동, 야외활동과 관련한 상품을 해외직구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품위유지’를 위해 적잖은 돈이 든다. 상가집에 갈 일은 많아지면서 편한게 제일이었던 구두의 브랜드가 신경쓰일 나이. 주위 시선과 녹록찮은 현실의 차이를 메워주는 것도 직구다. 30대 후반부터 종종 해외직구를 해왔다는 박현재(41) 씨는 지난해 한 해외사이트를 통해 프라다구두 명품 구두를 80%가 넘게 할인된 가격에 ‘득템’했다. 박 씨는 “예전에는 운동화나 티셔츠를 사는 것이 전부였는데, 보는 눈이 많아지니 입고 걸치는 것 하나하나 신경이 쓰인다”며 “올해도 세일시즌에 괜찮은 니트와 넥타이를 직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직구를 시작하는 중년 남성을 위해= 해외직구하는 중년 남성은 꽤 앞선 존재다. 하지만 직구의 세계는 중년 남성 모두에게 활짝 열려있다. 낯선 영어가 두렵다고 겁먹을 필요없다. 한국발 구매가 늘면서 직구사이트 중 상당수가 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까. 미국의 3대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즈, 메이시스,로드앤테일러 등이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고, 시계 직구 사이트인 애쉬포드(Ashford), 건강식품 전문사이트 아이허브(Iherb) 등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래 남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이베이츠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경우 GAP과 아마존(Amazon)을, 50대 남성은 건강기능식품 사이트인 GNC와 아마존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의류 및 용품으로는 나이키(Nike)나 아디다스, 퓨마(Adidas/Puma)를 찾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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