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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장마다 품귀…내년 담배 거래절벽 오나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내년에 담뱃값이 2,000원 오르는데 한 갑살때 3~4갑씩 미리 사둬야죠. 담배를 쉽게 끊을 수는 없고 물가도 오르니 미리 사두는 게 남는 거 아닐까요”

직장인 이 모씨는 편의점에서 담배를 살때 3~4갑을 동시에 산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8일 담배에 붙는 세금 1,550원을 3,318원까지 올린다는 정부안을 수용하고 담뱃값을 내년부터 2,000원 올리는 방안에 합의했다. 에셋 1갑 기준이 2,500원이었던 것이 내년 1월 1일부터는 4,500원이 된다.

담뱃값이 내년부터 2,000원 인상됨에 따라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담배 사재기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10월부터 몇몇 흡연자들은 편의점들을 돌며 1보루(10갑)씩 미리 사두기 시작하였으며 일부에서는 실랑이까지 벌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한 달가량 남은 기간 최대한 담배를 많이 확보하려는 흡연자들은 편의점이나 마트를 돌며 담배구매에 나섰다. 이들은 메뚜기족 또는 다람쥐족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담배를 유통하는 매장은 고객 1인당 구매 제한을 하고 있어 이들은 각 편의점을 돌며 제한된 양을 사재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9월부터 1인당 2보루만 살 수 있도록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지난 주말 담배 품절현상을 빚은 매장이 속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9월 단뱃값 인상안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금요일에 제품이 들어오면 일요일엔 거의 다 팔려 나가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향후 담배 품귀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는 “담배는 편의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이다”며 “편의점들끼지 보이지 않는 담배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담뱃값 인상안이 발표된 올 9월과 10월 편의점 매출이 실제 작년보다 각각 8.4%,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들은 담배 공급량을 늘려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KT&G에서는 추가 공급이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담뱃값 인상을 결국 서민층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통계청의 ‘사회조사’발표에서 기능 노무직의 흡연율이 가장 높게 나왔듯 담배는 서민이 주소비층으로 담뱃세 인상을 결국 서민증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수렴 절차가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담뱃값 인상은 국민 건강보다는 세금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담뱃값을 한꺼번에 배 가까이 큰 폭으로 올리면 흡연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 담배 사재기는 절정에 이를 전망이며 이후 내년 1월에는 거래절벽 등 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회는 담뱃값을 2,000원 올리고 신설되는 개별소비세(1갑당 584원)의 52%를 국세인 소방안전교부세 등으로 지방에 내려 보내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포함한 예산부수법안은 새해 예산안과 함께 다음달 2일 국회에서 처리된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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