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개 통신사와 5G 계약…美 제재 후에도 10여건 추가
- 올해 5G 기지국 15만대 출하…연간 50만대 목표 유지
화웨이 선전캠퍼스 전경 [한국화웨이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화웨이가 스페인 국제보안 평가기관에서 받고 있는 보안인증 결과가 오는 9월 나온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제재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논란이 새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임스 펑 화웨이 대외협력 수석연구원(부사장)은 최근 중국 선전 본사에서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와 만나 “화웨이는 스페인 정부를 통해 CC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며 “5G 네트워크 장비 보안 인증절차는 지난해 말 시작했으며, 올해 9월 CC인증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CC인증은 공통평가기준(Common Criteria)을 뜻하는 국제 보안인증이다. ICT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 검증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국가 및 공공기관에서 정보보안 제품 도입시 필수 인증제도로도 활용된다.
펑 부사장은 “화웨이의 CC인증은 네트워크 정보보안 평가 관련 최고 권위를 가진 스페인 기관 E&E를 통해 진행 중”이라며 “네트워크 장비의 설계부터 개발, 최종 장비, 유지보수 등 전 분야에 걸쳐 보안 영역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웨이는 5G 장비에 대한 E&E의 레벨4 보안 검증을 받고 있다. 레벨4는 업계서 통상적으로 획득 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 검증이다. 화웨이가 5G 장비에 대한 CC인증을 받는 것은 처음이나, LTE 장비에 대해서는 매년 CC인증을 갱신하고 있다. ▷본지 2019.2.28. 13면 참조
펑 부사장은 “참고로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등은 CC인증을 받은 적 없다”며 “화웨이는 CC인증 외에도 PCI, CSA, E-프라이버시 인증을 마치는 등 제3의 기관에서도 재차 보안인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펑 화웨이 대외협력 수석연구원(부사장)[한국화웨이 제공] |
이에 따라 화웨이의 CC인증 획득이 미국이 제기한 화웨이 장비 보안 논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CC인증은 국제인증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CC인증을 받아도 정부 간 협약에 따라 세계 30개 국가에서 인증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역시 CC인증을 활용한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G20 정상회의에서 화웨이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미국 상무부는 여전히 화웨이를 제재 대상 목록에 올려두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CC인증 획득이 미국의 제재 완화의 물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5G 계약 성과가 매우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 호주, 대만, 일본 정도만 화웨이 장비를 전면 배제했을 뿐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국가는 여전히 화웨이와 신뢰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화웨이는 이미 올해 15만대의 5G 기지국을 출하했고 연간 50만대 공급 목표(글로벌 기준)를 유지하는 상태다.
펑 부사장은 “북미 IT 기업들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회적인 방식을 활용해 (화웨이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 이후 10개 이상의 글로벌 통신사가 화웨이와 5G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오히려 더 많은 5G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올해 연간 매출액 목표를 기존보다 200억~300억달러 하향 조정한 것은 통신장비보다 스마트폰 사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 내재화가 통신장비에 비해 미진한데 따른 것이다.
펑 부사장은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핵심 부품은 미국 의존도가 매우 낮으며, 모든 부품 소싱의 이원화 체계를 이미 구축한 상황”이라며 “스마트폰에서도 반도체 계열사 하이실리콘 제품 탑재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