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학술 연구 삼성 26건, 텐센트 38건
-피인용 비율 삼성 0.98, 텐센트 2.4
-글로벌 협력 비중 7개 기업 중 삼성 최하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 우면 R&D 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삼성전자, 삼성SDS 등 삼성의 전자 및 IT 계열사 인공지능(AI) 연구 역량이 양적,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중국 텐센트에 뒤쳐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학술 데이터베이스 전문 기관 엘스비어(ELSEVlER)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글로벌 기업의 AI 연구 역량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2016년 AI 학술 연구 건수가 30건으로 텐센트(6건)보다 많았지만 텐센트가 2017년 38건을 기록한 사이 삼성은 26건으로 줄며 처음으로 역전 당했다.
지난해 삼성은 26건에 그친 반면 텐센트는 58건으로 더 늘어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1996년 이전부터 AI를 연구한 삼성이 2010년 최초 연구를 시작한 텐센트에 연구 실적에서 본격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은 비슷한 시기 AI를 연구하기 시작한 IBM·MS(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등과는 연구 실적 건수에서 더욱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96~2018년 동안 IBM과 MS는 각각 1500건 이상의 학술 연구 건수를 기록했지만 삼성은 500건 정도에 불과해 이들과의 양적 차이는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질적 수준에서도 삼성은 이들 기업은 물론 텐센트와 비교해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학술 연구가 다른 기업이나 기관에 인용된 비율이 세계 평균보다 얼마나 높은지 따져보는 FWCI(Field Weighted Citation Impact)에서 삼성은 주요 7개 글로벌 기업 중 0.98로 가장 낮았다. 세계 평균을 1로 봤을 때 삼성의 AI 연구 피인용율은 평균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이 6.7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알파벳(5.34), MS(4.74) 순이었다.
텐센트는 연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연구 1편 당 피인용 건수는 삼성에 뒤졌지만 FWCI에서는 2.4로 삼성보다 앞섰다. 텐센트의 학술 연구 피인용율이 세계 평균보다 140% 높은 셈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삼성의 AI연구가 글로벌 무대서 상대적으로 미진한 요인 중 하나로 글로벌 협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2009~2018년 동안 MS는 알파벳, 페이스북과 각각 25건, 14건의 AI 협력 연구를 진행했다. IBM도 알파벳, MS와 각각 10건, 9건의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텐센트 또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협력 연구를 진행해 MS와 함께 3건의 AI 학술을 연구했다.
반면 삼성은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AI 협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AI 학술 연구 협력에서 삼성의 글로벌 협력 비중은 21.5%로 IBM·MS·알파벳·인텔·페이스북·텐센트 등을 포함한 7개 기업 중 가장 낮았다. 텐센트 글로벌 협력 비중은 51.3%로 삼성의 2배 이상이었다.
이에 대해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디지털콘텐츠연구실 실장은 “글로벌 기업 간 AI 협력 연구가 주요하게 인용되는 현상을 보이는 만큼 AI 협력 연구에서 의미 있는 학술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해외 기업들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범용 기술인 AI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지만 삼성은 LG, SK텔레콤, 네이버 등과도 긴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실장은 “학술 성과를 곧 AI 기술 경쟁력으로 단정할 수는 없어도 텐센트 등이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도 세부 지표 관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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