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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용피해 강제집행 9월 현실화?…日 ‘침묵’
日 외무성 ‘배상’ 압류결정문 반송
“의견제출” 심문서에도 침묵할 듯
실질적 자산 매각 9월중순 가시화

일제강점기 징용 가해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재산매각(현금화)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할 일본 외무성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실질적인 자산 매각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대법원과 징용피해자 대리인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일본 외무성에 송달한 압류명령 결정문은 지난달 30일 되돌아왔다. 반송 사유가 적힌 별도의 문서는 없었다. 일본 외무성 측에서 채무자인 신일본제철에 결정문을 전달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강제집행 절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월과 3월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 PNR에 소유한 주식 19만 4794주(9억 7000만 원 상당)를 압류했다. 이 주식의 재산권은 일본제철에 있지만, PNR의 주식형태로 갖고 있기 때문에 압류명령 서류는 일본제철과 PNR에 각각 송달됐다. 제3 채무자인 PNR에 압류명령이 전달돼도 효력은 발생한다.

대법원은 지난달 8일 매각명령에 이의가 있으면 60일 내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라는 심문서 역시 일본 외무성에 보냈다. 하지만 현재 심문서는 3주째 채무자에게 전해지지 않고 일본 외무성이 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모두 반송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본제철 외에 울산지법과 대전지법에서 신청한 압류명령도 일본 외무성에 송달해 도착한 상태”라고만 밝혔다. 계속 수령을 거부할 경우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재송달을 하거나 60일 동안 의견을 기다린 뒤 자체적으로 심문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매각 결정이 이뤄지면 압류한 일본제철 국내주식에 대한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이르면 9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현재 대법원 확정판결로 매각절차가 진행 중인 일본 기업은 일본제철과 후지코시,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총 3곳이다. 현재 일본제철에 대한 강제매각 절차가 가장 빠르다. 울산지법은 후지코시가 소유하고 있는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회사의 주식 7만 6500주(액면가 1만원 기준 7억 6500만 원)에 대한 강제 매각에 들어갔다. 대전지법은 지난 3월 미쓰비시중공업의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했다.

징용 가해기업의 손해배상 판결 이행을 둘러싼 법적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징용 관련 소송은 약 15건으로, 원고의 수는 900여 명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법적 절차를 통해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는 기조 속에서도 일본기업들과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배상 당사자인 일본기업은 배상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쓰비시 고위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배상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며 협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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