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미국경제 부정영향 지적
중국과 1년 넘게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갈수록 참모진의 말도 듣지 않고 ‘독불장군’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신중한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본인의 직관과 분석에 따라 독단적으로 판단을 내림으로써 중국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점점 더 참모진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중국의 “환율 조작”을 직접 지적한 뒤 6시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다음 단계를 결정하면 정부 부처가 뒤늦게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6일에도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엇박자를 드러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현실은 우리가 협상을 원하는 것”이라면서 “(대중) 관세와 관련한 것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 세계 각지로부터 거대한 양의 자금이 안전과 투자, 이자율을 이유로 미국에 쏟아지고 있다. 우리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나는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다시 할 것”이라고 대중 압박을 이어갔다.
많은 백악관 당국자들은 12월에 시작된 무역협상이 교착과 재개를 반복하며 진전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제 중국 고위급과의 길고 오래 끄는 전쟁을 예상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더 고통 받고 있으며 중국 고위급들이 결국 물러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5일 압력을 받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에서 물러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행보에 백악관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러 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추가 관세 등이 중국의 보복을 유발하고, 미 경제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