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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연구인프라 총동원…주력산업 R&D 사각지대 없앤다”
-?소재·부품·장비 근본 체질개선…자립화·내실화에 초점

- “韓 과기인 자존심 걸린 문제…과거 R&D 전략과 다를 것”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소재 부품 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정부가 28일 내놓은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은 국가 연구인프라를 총동원해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골자다.

이날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를 강행한 만큼, 일본 수출규제 영향 뿐만 아니라 향후 대외적 리스크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화, 내실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대책을 발표한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기존 3개 품목 외 추가 품목이 지정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과학기술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이 공동으로 수립한 대책에는 ▷2020년부터 3년간 소재·부품·장비 핵심품목 R&D에 5조원 이상 예산 집중 투자 ▷100+α개의 핵심품목에 대한 정밀진단 실시 및 핵심품목별 맞춤형 R&D 대응 전략 수립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소속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 설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체 등 신속한 제도적 지원 ▷국가연구역량 총결집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1조원을 소재부품장비 R&D에 투입한다. 이후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소재, 부품, 장비 R&D 예산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향후 3년간 5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 R&D에서 소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으로 꾸준히 투자규모가 확대됐으나, 2017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민간 R&D 투자는 2013년 4조4000억원에서 2017년 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첨단산업, 미래산업 R&D 투자를 늘려왔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의 경우 정부 R&D보다는 기업 투자에 의존하다 보니 정부 R&D의 사각지대가 생겼다”며 “이번 대책의 주요 목적은 주력산업의 기초체력을 강화시키고 R&D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D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정밀진단을 실시해 R&D 우선순위를 정한다. R&D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핵심품목의 기술자립화를 꾀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본부장은 “정부 R&D 투자 확대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말까지 100+α 품목에 대한 정밀분석을 진행한 후 예산을 투입하는 잣대를 만들고,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R&D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연구실(N-LAB), 국가연구시설(N-Facility), 연구협의체(N-TEAM) 등 국가 주도로 산학연 연구개발 역량을 총동원한 체계도 구축된다.

이와 관련 올해 12월 관련 출연연, 대학을 N-LAB으로 지정해 소재부품 핵심기술을 중점 연구토록 한다. 예컨대, 화학소재의 경우 한국화학연구원, 금속소재는 한국재료연구원, ICT디바이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맡는 식이다.

오는 10월에는 출연연, 대학, 테크노파크 등에 주요 테스트베드 연구시설 N-Facility를 지정해 핵심소재부품의 상용화를 지원한다. 연말에는 산업체의 기술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전문가그룹 N-TEAM도 지정,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자체 중심의 지역 혁신역량 결집을 위한 지역네트워크 ‘리전(REGION)’도 구축한다.

김 본부장은 “과거 R&D 전략과 달리 ‘이어달리기’, ‘함께달리기’ 등 다양한 연계 모델을 통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매칭하고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 기술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에야 말로 과학기술인들이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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