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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범적 연준…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9월 FOMC를 통해 확인된 연방준비제도 (이하 ‘연준’)의 시각은 여전히 규범적이었다. 금융시장이 일부 기대했던 과감함은 찾기 어려웠으며, 내부적으로는 연준 위원들 간의 여전한 견해차를 노출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없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는 대폭 축소됐다. 8월 중에 일시적으로 나타났던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연준이 더 이상 미국경제를 침체에서 구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실망감을 반영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소극적으로 뒤늦게, 충분치 않게 나설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도움 없는 홀로서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규범적이어서 완고해 보이는 연준과 쫓기는 듯 퇴로를 찾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트럼프의 조합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둔화 위험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8월 중에 극도에 달했던 이러한 경기침체 공포는 역설적으로 트럼프와 정책당국자들을 움직이고 있다. 다급해진 트럼프가 대중 추가관세 인상을 유보했고, 10월 초 미중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며 스몰 딜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대중 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해임됐다. 독일은 공공투자기관들의 채권발행을 활용한 재정확대 논의가 급부상했고, 중국은 내년의 특수채 발행한도를 앞당겨 인프라 투자 사업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실현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지만 미국도 ‘감세 2.0’이 논의 중이다. 한국정부도 8월 말 이례적으로 올해보다 26조원 증가한 60조원의 적자국채 발행과 2020년 이후 재정적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주요국 재정확대 논의의 영향으로 8월 중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급락하던 주요국의 장기금리는 급반등하는 중이다.

경기상승 속도의 둔화에도 불구, 미국경제는 양호한 취업자수 증가와 임금상승에 기반한 견고한 소비증가세에 힘입어 당분간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보험성 금리인하 기대가 소멸되더라도 미국경제는 침체가 아닌 2016년과 유사한 경기부진에 그칠 것이다. 2010년 이후 미국의 GDP 성장률은 연 평균 2.3%를 유지했지만 2016년 성장률은 1.5%로 둔화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가져오는 과도한 경기침체의 공포와 함께 연준을 향한 기대를 거둬내는 건 단기적으로 비관론을 더 자극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기침체 공포를 반영하며 일시적으로 그 이상의 주가하락이 나타난다면 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주식의 추세적인 상승과 중장기적인 비중확대를 유지한다.

2020년 11월 미국 대선까진 1년 이상 시간이 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적으론 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불리해지겠지만, 경제적으론 중국이 받는 충격이 훨씬 크다. 미국과 중국의 2020년 성장률 전망은 각각 2.0%, 5.7%를 예상한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경기부양 카드를 아끼려는 측면도 있지만, 이미 2018년 말 기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4.2%에 달하는데다 경상수지 적자 전환 우려도 있어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제한적이다. 중국증시는 10월 예정되어 있는 중국 공산당 수립 70주년 행사 전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이후 경제체력 약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주식은 이를 감안한 일부 이익실현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기업이익의 하향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바닥을 다지는 긍정적인 조짐들이 보인다. 반도체 재고 사이클을 고려할 때 한국주식은 연말 이후를 기대해 볼만하다.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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